침범하는 여성: 한국 독립 단편의 새로운 기류
2026년의 3월 수요단편극장은 고정된 역할과 평온한 일상의 경계를 허물고 타자의 세계로 기꺼이 발을 들이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관찰자로 머물기를 거부하고, 자신의 욕망과 결핍을 위해 금기를 가로지르는 세 명의 주체를 조명합니다. 때로는 발칙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타인의 공간과 심리에 균열을 내는 이들의 도발적인 발걸음을 함께 추적해 봅니다.
첫 작품은 송희숙 감독의 <베리 베리 스트레인지 러브>입니다. 결혼을 강요하는 조신한 맞선 자리에서 자신만의 발칙한 '성적 상상'으로 응수하는 송이의 여정. 사회가 요구하는 프레임을 깨고 남성들을 욕망의 대상으로 전복시키는 그녀의 침범은 통쾌한 해방감을 선사합니다. 김윤지 배우의 매력적인 연기를 통해 여성의 내밀한 욕망을 무겁지 않게 긍정하는 특별한 사랑을 경험하게 됩니다.
두 번째 작품은 최민지 감독의 강렬한 스포츠 드라마 <위빙>입니다. 철저한 자기 통제 속에 살던 프로 복서 수현의 세계에 민경이라는 낯선 타자가 훅을 날리며 난입합니다. 땀방울과 거친 호흡이 오가는 링 위에서, 타인의 삶 속으로 깊숙이 파고드는 과정은 어느덧 사랑의 다른 이름이 됩니다. 경계를 허물고 들어온 존재가 어떻게 한 개인의 견고한 질서를 재편하는지 감각적인 미장센으로 그려냅니다.
마지막 작품은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김유리 감독의 <오후의 손님>입니다. 나른한 오후, 셰어하우스에 찾아온 누수 수리공이라는 낯선 존재는 종은의 사적인 정적을 깨뜨립니다. 종은은 침입자를 경계하는 대신 은밀한 응시를 시작하며 스스로 심리적 경계를 무너뜨립니다. '누수'라는 물리적 균열을 통해 주체 내면의 틈새와 부유하는 감정의 민낯을 아름답고도 불안하게 포착합니다.
◎ 행사 개요
행사명: 수요단편극장-인디스토리 쇼케이스
주최: 인디스토리,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후원: 영화진흥위원회
장소 및 일시: 서울아트시네마 (서울시 중구 정동길 3 경향아트힐 2층) 3월 18일 저녁 7시 30분
등급: 15세이상관람가
관람료: 9,000원 (서울아트시네마 및 미디액트 정회원은 5,000원)
홈페이지:
행사문의: 인디스토리 02) 722 6051
◎ 상영작 소개
베리 베리 스트레인지 러브
Very Very Strange Love
2025, HD, color, 31'
평소 무기력한 일상을 살아가던 29살의 '송이', 송이는 엄마 '희숙' 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매일 같이 새로운 남성들과의 맞선 자리에 나가지만 송이는 그런 남성들과의 만남이 지루하기만 한 듯 보인다.
감독: 송희숙
출연: 김윤지, 김우진, 권해원
영화제 선정 및 수상 내용 :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2025)
제5회 2030청년영화제, 개막작 (2025)
위빙
Weaving
2025, HD, color, 27'
사회 초년생 수현은 첫 프로 복싱 시합 준비 중, 취미로 복싱하는 민경과 스파링하다가 제대로 훅을 맞는다. 수현은 민경에게 맞은 후로, 자기 삶에 불쑥 들어온 민경에게 끌리면서 시합 준비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감독: 최민지
출연: 석희, 박정인, 김태엽
영화제 선정 및 수상 내용 :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25)
오사카아시안영화제2026 (2025)혻
제15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2025)
제25회 전북독립영화제 (2025)
제5회 성북청춘불패영화제, 성북시퀀스 (2025)
오후의 손님
The Afternoon Guest
2025, HD, color, 30'
셰어하우스에 사는 종은은 아침에 스치듯 본 누수 수리공 호재와 단둘이 남게 되고, 예기치 못한 균열 속에서 자꾸만 그가 신경 쓰인다.
감독: 김유리
출연: 나애진, 우지현, 정희정
영화제 선정 및 수상 내용 :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025)
제3회 브라질한국영화제, 경쟁 (2025)
제21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질투는 나의 힘 (2025)